사십구재 · 천도재 · 예수재를 왜 지냅니까?
49재
사람이 죽은 날로부터 49일 동안 지내는 천도의식(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의식)을 49제, 또는 칠칠재(七七齋)라고
합니다.
칠칠재라는 말은 죽은 날로부터 매 7일째마다 일곱 차례에 걸쳐 재(齋)를 올린다는 뜻이고,"재(齋)"는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한다.'는 뜻인데 불교에서는 부처님과 스님들께 올리는 공양이나 죽은 이의 명복을 비는 불공의식을 '재'라고 합니다.
49재 날은 망자가 저승의 생활을 마치고 다음 생이 결정되는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에 가족들은 영가(죽은 이)의 왕생극락을
부처님과 지장보살님께 기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7일마다, 또는 49일 만에 지내는 것인가?
부처님 말씀에 따르면 사람은 죽으면 일단 염라국(저승)으로 갑니다.
염라대왕은 생전에 행한 선과 악을 모두 조사하여 착한 일을 아주 많이 한 사람은 바로 천상이나 극락으로 보내고,
악한 일을 아주 많이 한 사람은 무조건 지옥으로 보내고, 선과 악이 비슷비슷하여 판결하기 곤란한 사람은 49일간 심사숙고
하여 인간세상이나 지옥, 또는 축생(짐승)등의 세계로 보내는데 매 7일 마다 판결하여 늦어도 49일째 되는 날에는 모든 판결이
끝나는 날 입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법원에서 재판할 적에 빠르면 1차나, 2차에서 판결하고 늦어도 3차에서는 형량을 확정짓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될 것 입니다.
다른 점은 죄인이 사건을 고의로 질질 끈다거나 상급법원에 항고하는 이런 제도는 염라국에는 없습니다.
다만 사전에 조사를 완벽히 하여 첫 7일에 판결하기도 하고 두 번째 7일에 판결하기도 하는데 연기를 아무리 하여도
49일째 되는 날에는 판결을 끝내기 때문에 매 7일 마다 또는 49일이 되는 날에 영가(죽은 이)의 왕생극락을 위하여 49재를
지내는 것입니다.
천도재
죽은 사람을 위해 행하는 제 의식.
현재를 살아가는 나와 가족들을 위한 제 의식
천도재는 49일이 지난 후에도 또는 돌아간 이를 위하여 정해진 날이 없이 어느 때든지 지내는 것을 말 합니다.
죽음의 부정(不淨)을 풀고 죽은 사람의 넋을 위로하여 저승으로 인도하기 위해서 행해집니다.
가정 단위로 행해지며, 상황과 조건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진오기굿(서울·경기도)· 시왕굿(평안도·황해도)·망무기굿(함경도)· 씻김굿(전라도·충청도)· 오구굿(동해안)·
시왕맞이(제주도) 등이 있습니다.
그밖에도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넋을 건져 저승에 보내는 넋 건지굿·수망굿, 미혼으로 죽은 남녀를 결혼시키는 사후혼인굿 등이 있다.
대개 죽은 지 2~3년 내 가족이나 가까운 친지가 사찰이나 무당에게 의뢰합니다.
천도제는 죽음의 방식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집니다.
사람의 죽음에는 일생동안 사람이 거쳐야 할 과정, 즉 태어나서 자라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는 그러한 과정을 잘 거치고 충족된 삶을 영위하고서 적당한 나이에 자기 집에서 죽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죽음이 있습니다.
흔히 호상(好喪)이라고 불리 우는 경우가 전자의 경우이고, 후자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경우가 있는데, 젊은 나이에 갑자기
죽는 요절, 횡사, 자기 집이 아닌 타관, 거리에서 죽는 객사, 결혼하지 못하고 죽는 미혼사, 자살·타살로 인한 죽음,
교통사고·해상사고 등의 사고로 죽은 사고사 등이 그 예이다.
전자의 경우 사령(死靈)은 반드시 천도제를 행하지 않아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저승으로 들어가 후손을 보살펴주는
조상신(祖上神)이 됩니다.
이 경우 천도제를 하는 것은 사령이 조상신이 되는 것을 촉진하는 의미에서, 또는 죽은 사람에 대한 배려에서 행해집니다.
후자의 경우 사령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도 저승에 들지 못하며 이승을 떠돌면서 살아 있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원귀가 됩니다.
소위 자식 없는 무주고혼(無主孤魂), 물에 빠져 죽고 불에 타죽고 배고파 죽은 수귀(水鬼)·화귀(火鬼)·아귀(餓鬼),
손말명이라고 불리는 처녀귀신, 몽달귀신이라고도 불리는 총각귀신 등이 바로 그 예입니다.
이처럼 혼령이 된 사령에 대해서는 반드시 천도제를 해주어야만 저승에 들 수 있습니다.
사람이 죽은 뒤 그 넋이 저승에 들지 못하면 가족이나 친지에게 병이나 해를 끼쳐, 천도제를 통해 넋이 저승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하면 가족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오히려 도움을 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내 몸은 어디서 왔습니까? 아버지, 어머니의 몸으로 부터 온 것 입니다.
내 부모님은 요?그 윗대 인 할아버지 할머니로 부터 온 것이지요.
그 조부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나와 내 가족들은 조상님들의 원천적인 엑기스가 내 몸속에 살아 계시는 것과 같다고 믿으셔도 무방하겠습니다.
따라서 천도제는 단순히 죽은 사람을 위한다는 것 외에도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닥칠지도 모르는 재해를 막고 복을
가져다준다는 의미도 포함됩니다(예수재의 성격도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나를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좋은 자리에 두는 것이 조상들께 잘하는 것 이온데 보통은 그러지 못합니다.
역설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천도재는 결국엔 나와 내 가족들의 행복과 무탈한 미래를 위해서 올리는 기도의식이라 하겠지요.
또한 천도재는 사령으로 인해 탈이 생겼을 경우에도 행하게 되는데, 예컨대 죽은 사람으로 인해 생긴 병을 치료하기 위해
행해지는 천도제의 경우 병(病)굿의 성격을 겸하게 됩니다.
결론은 ,모든 제사의 그 뜻은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나와 내 가족들을 위한 우리 조상님들의 오래된 기도의식 이라는 겁니다.
올바른 천도의식은 수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한답니다...